「어스」: 상징과 서사의 사이에서 영화와 드라마


일반적으로 (상업) 영화에서 장면은 서사의 일부이고, 각각의 장면은 서사를 완성하는 과정에 복무한다. 그런데 이 영화는 전반부의 거의 모든 장면을 서사가 아닌 상징으로 배치하고 있다. 근사하다. 각 장면은 마치 잘 짜여진 기계의 부속처럼 큰 상징의 일부로 작동하고 있다. 그렇기에 이 영화는 일반적인 스릴러의 문법, 예컨대 단서를 찾아 퍼즐을 맞추며 큰 그림을 완성하듯 접근한다면 오히려 작품의 맥락을 놓치게 된다. 혹여 이런 영화를 기대했다면 크게 실망할 수 있다.

하지만 비극은 이 영화가 서사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없는 장편 영화라는 데 있다. 영화가 절정으로 치달으며 상징 역시 결국 서사의 일부였음을 고백하는데, 그 과정에서 근사한 상징은 흠결 많은 장치와 허점투성이 설정의 위치로 추락한다. 차라리 단편이었다면, 그래서 설명하지 않아도 되었다면 훨씬 근사한 작품이 될 수 있었을 테다. 만약 이 영화를 볼 생각이라면 제목 '어스'가 우리(Us)를 의미함과 동시에 미국(US)를 뜻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가자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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